와인, 좋아하세요? 특별한 날 한두 잔 가볍게 와인을 즐기는 요즘. 이런 와인 때문에 은근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와인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요? 와인을 그냥 즐기면서 마시면 되지, 왜 격식을 따지는지 의문스럽다고요? 그건 바로 와인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업 상 잦은 미팅을 갖는 이들에게 와인은 단순히 술이 아닌 비즈니스이자, 교양 수준을 나타내는 표현 도구 중 하나로 비쳐집니다. 중요한 자리가 많은 CEO에게 와인이 스트레스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슬쩍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첫 와인이 서빙 되는 순간부터 순서대로 알아 두어야 할 와인 매너! 솔직히 와인을 마시면서 지켜야 할 것들, 알아야 할 것들 것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할 것도 배울 것도 많은데요. 다 차치하고, 완벽한 매너남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어떤 와인 자리에서든 부끄럽지 않도록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사진: FlickrⓒNat W)

 


와인 시음(와인 테이스팅), 대체 어떻게 해야 해?

 

와인은 다른 술과는 달리 첫 서빙 전 가벼운 시음이 있는데요. 와인은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바로 마셔서는 그 맛의 진국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 녀석은 어떤 맛인지, 어떤 상태로 내 앞에 있는지, 한번 봐주는 것이 와인과 그 와인을 준비한 이에 대한 예의이지요. 시음 후에는 간단한 감상과 함께 와인을 고른 이에 대한 감사와 칭찬의 말도 잊지 마세요.

와인 시음은 가장 먼저 눈으로 색을 확인해보는데요. 와인을 잔에 따르고 먼저 색깔을 감상합니다. 이는 와인이 얼마나 숙성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색이 짙어지고, 레드와인은 시간이 갈수록 색이 옅어집니다. 화이트 와인은 젊은 와인일수록 연두색, 이후로 황금색, 갈색으로 바뀌고요. 레드 와인은 젊은 와인일수록 보라색을 띠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오렌지색이 가미되면서 나중에는 갈색에 가깝게 되지요. 따라서 와인 색을 보면 어느 정도 와인의 나이는 알 수 있습니다.

 

색을 확인했으면 그 상태대로 가만히 잔을 들어 향을 맡아봅니다. 이번엔 잔을 살짝 기울여 와인을 잔 표면에 묻히는 기분으로 천천히 돌리고 잔을 바로 세워 와인이 흐르는 모양새를 봅니다. 잔 안의 표면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와인의 눈물’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알 수 있는 정보는 와인의 점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은 와인은 끈적이고 단맛을 내는 ‘글리세린(glycerin)’성분이 풍부한데요. 와인의 눈물이 천천히 흐르는 와인은 이런 알코올과 글리세린 성분이 많아 마실 때 강한 알코올 감과 살짝 감미가 느껴지는 끝 맛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진: Flickrⓒsk8geek)


자, 이번에는 다시 잔을 바닥에 두고 잔의 표면을 스치도록 두어 바퀴 휘휘 돌려 공기와 접촉을 시킨 후 깊이 향을 들이마시세요. 이어서 입에 한 모금을 머금고 입안 골고루 돌려가면서 맛을 봅니다. 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타닌 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잡혔는지를 느껴보세요. 대부분의 와인은 젊을수록 과일 향, 허브 향이 많이 나고, 오래될수록 부엽토, 버섯 향, 흙 냄새가 납니다. 또 머금고 삼켰을 때 1차적으로는 꽃 향과 과일 향 등이 느껴지고, 이 맛이 지나면 나무 향, 토스트 향, 숲 향 등 보다 넓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 보통 이 뒷맛이 깊고 화려하며 오래 남을수록 고급 와인으로 볼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는 입에 충분히 한 모금을 넣고 입안에서 골고루 굴려보면서 맛을 느껴보는데요. 이때 필요하다면 와인을 머금은 채 공기도 후루룩 빨아들여서 향을 더 풍부하게 해도 좋습니다. 술을 마실 때 ‘후루룩’ 소리는 매너에 어긋나지만 와인 시음 때는 이런 행동이 허용되지요. 물론 식사 시에는 이런 시음 행동이 실례가 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와인을 목으로 넘긴 후 그 여운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도 음미해야 합니다. 이것을 뒷맛이라고 하는데, 뒷맛이 지속되는 시간을 속으로 재보는 것도 와인을 음미하는 한 방법입니다. 통상 5초 정도면 괜찮은 와인이고 10초 이상이면 좋은 와인에 속합니다.


이제 와인의 맛을 평가하거나 맛이 덜 열렸다면 디켄팅을 주문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만약 와인을 잘 몰라 와인 상태를 점검하는 호스트 테이스팅에 자신이 없다면 동석자 중 와인을 잘 아는 이에게 겸손하게 요청을 해도 흠이 되지 않습니다.



호스트와 게스트가 지켜야 할 매너와 룰

 

비즈니스 모임이나 사교 모임에서 주로 발휘되는 와인 매너는 그 사람의 교양 수준과 이미지, 나아가서는 취향까지 반영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와인을 아는 것 못지않게 와인 매너를 익히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모임을 주관하는 호스트는 어떤 와인을 몇 병 선택하는가를 고민할 텐데요. 특별히 지정된 와인으로 대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와인의 가격대는 1인당 소요되는 식비보다 조금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도 요리도 가격이 높아질수록 질이 좋아지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을 맞춘다는 의미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요. 식사 자리가 아니라 건배를 위해 와인이 필요한 자리라면 한 병 정도가 적당합니다. 와인 파티에는 5인 당 한 병 정도를 기준으로 준비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사진: Flickrⓒisante_magazine)

 

가벼운 식사자리가 아닌 정찬 모임에서는 코스에 맞춰 와인의 종류를 달리하고 순서에 맞게 서빙합니다. 통상 식전주로 셰리나 샴페인을 마시고 전채요리가 나올 때 화이트 와인을, 메인요리는 주재료가 해산물이냐 육류냐에 따라 무거운 화이트 와인 혹은 레드 와인, 마지막으로 디저트에는 디저트 와인을 마시지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면 소믈리에는 가장 먼저 주문자, 즉 호스트의 잔에 시음을 위한 와인을 약간 따르는데요. 이는 호스트가 미리 와인의 상태를 점검하는 행동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손님에게 먼저 따르면 실례가 됩니다. 호스트는 자신의 잔에 따라진 와인의 향과 맛, 온도 등을 점검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소믈리에에게 서빙을 요청하지요. 와인 서빙은 여성에게 먼저 따르고 호스트의 우측부터 돌아가면서 따른 후, 마지막으로 호스트의 잔을 채우는데요. 건배는 호스트의 몫입니다.

 

본인의 잔이 차더라도 모두의 잔이 다 차기 전에는 와인 잔을 들어 올리지 않아야 하며, 모두의 잔이 찬 후 건배 제의가 온다면 스템(잔의 기둥)을 잡아 손의 온도가 와인에 전달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상대의 눈을 보며 잔을 살짝 기울여서 잔의 가장 넓은 부분끼리 가볍게 부딪치는데요. 자리가 넓어서 멀리 있는 사람에게까지 잔을 부딪칠 수 없으면 잔을 들어 올리고 눈을 마주치며 가볍게 건배하는 시늉을 합니다.



한국의 주도와는 다른 와인 매너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를 경우는 괜찮지만 호스트나 웃어른이 와인을 따를 때 조금 난감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웃어른의 술은 두 손으로 받아야 하는데, 큰 와인 잔을 두 손으로 받치고 와인을 받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비싼 와인 잔이 병이 부딪혀 깨질지도 모르고요.


(사진: FlickrⓒUmbriaLovers)


와인 잔은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받는 것이 매너입니다. 굳이 그냥 잔을 받기에 민망하다면 와인을 받을 때 잔 받침 위에 한 손을 가볍게 얹고 존경과 예의를 표하기 위한 감사의 인사와 미소를 보내는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한국의 주도는 한 잔을 다 마시고 빈 잔일 때 상대방에게 따라주는 게 일반적인데요. 와인은 빈 잔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실례입니다. 와인 잔의 1/3에서 1/2 정도까지 따르는 것을 적정하다고 보는데, 눈으로 이 정도가 가늠이 어렵다면 잔의 가장 넓은 부분까지 와인을 따라주세요. 와인을 마시다가 상대방 잔의 와인이 이 적정선보다 아래에 있다면 다시 처음 수준으로 채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와인을 더 받기 싫다면 첨잔할 때 글라스 입구에 살짝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데요. 이는 와인을 더는 마시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와인이 들어 있는 와인 잔을 돌리는 스위릴링은 와인에 산소를 접촉시켜 와인의 향이 보다 풍부하게 깨어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와인을 더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동작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찬 중에는 원칙적으로 잔을 돌리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정찬은 와인의 맛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다만 호스트나 게스트가 특별한 와인을 준비해 개봉했다면 스위릴링이 허용됩니다. 이는 좋은 와인과 그것을 준비한 이에 대한 찬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와인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디저트 와인으로 와인 센스를 더해보세요

 

디저트 와인이라고 아십니까? 식사의 마지막에 술이라니, 하는 마음이겠지만 디저트는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이니만큼 디저트 와인은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는 중요한 음식입니다.과일로 상큼하게 입맛을 정돈할 예정이라면 달콤한 스위트 와인이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당도가 높고 맛이 깊은 와인보다는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잘 이루어진 와인이 좋지요. 단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과일 향이 풍부하고 기포가 상쾌한 스파클링 와인도 좋습니다. 쫄깃하고 달콤한 떡에는 도수 있는 레드 스위트 와인 어떨까요? 떡은 쌀, 밀 등 곡물을 재료를 사용한 만큼 너무 가벼운 와인보다는 적당한 무게감이 있는 와인이 좋습니다. 요즘 레스토랑에서 자주 나오는 과일 절임 후식에는 아주 농도가 짙은 스위트 와인이 어울립니다. 밤초나 대추초처럼 과일을 꿀에 절여 내는 아주 단 과일 절임은 와인 역시 무게감 있고 단 것이 잘 어울리거든요.



(사진: FlickrⓒSitearm)

 

가끔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한국인은 와인매너에 너무 얽매어 있는 것 같다고요. 외국의 파티에서는 와인 매너를 굳이 따지지 않고 즐겁게 마신다고요. 물론 즐거운 분위기에서 맛있게 먹으면 그것만큼 좋을 것은 없지요. 그러나 비즈니스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에서의 와인은 우리가 즐기는 파티와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한 와인 매너 정도는 상대에 대한 예의로 습득해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기본적인 에티켓은 와인을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출처: http://blog.naver.com/korea_brand/10119916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