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is.go.kr/community/quiz.do?method=list&cmid=11420



“어, 이게 뭐지?”


일요일 저녁 8시, 순찰을 돌다 추리연구실 문틈이 벌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경비원이 급히 문으로 다가가 문손잡이를 돌려봤다.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으나 문손잡이를 흔들자 문틈이 더 크게 벌어졌다.



“이런!”


경비원은 들고 있던 무전기를 이용해 다른 경비원들을 불렀다. 추리연구실 안으로 들어가 실내를 살펴본 경비원들은 누군가가 추리연구실 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해 보관 중인 문서들을 건드린 흔적을 발견했다.

중요한 기밀문서의 유출 가능성이 알려지자 한국추리연구소가 발칵 뒤집혔다.

 

은요일 요원이 한국추리연구소에 도착해 살펴보니 보안시스템이 꽤 허술했다.

한국추리연구소는 현재 일부 사무실들이 다른 건물로 이전하였고, 직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이전하고 난 빈 사무실들을 보수하고 새로 단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문서가 유출된 추리연구실 주변에는 공사 중인 4개의 사무실이 있었는데 외부인인 공사 작업자들은 별 감시를 받지 않고 연구소 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공사 작업자 중 누군가가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남자화장실 옆에 있는 추리연구실의 문을 어떤 공구를 이용해 강제로 열고 들어갔던 것 같았다. 아마도 국내외의 어느 스파이가 공사장 인부로 위장하고 침입해 벌인 일 같았다. 

다행이, 부서진 사무실문이 신속히 발견되어 공사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은 그 누구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추리연구실 안에는 24시간 실내를 촬영하는 CCTV가 설치되어 녹화되고 있었다. CCTV 녹화영상을 확인해보니 저녁 8시께 작업복 차림에 안전모를 눌러쓴 누군가가 억지로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기밀문서들을 꺼내 펼쳐놓고 호주머니에서 꺼낸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CCTV 해상도가 너무 낮은데다 어둡고 범인이 인부들 모두가 입고 있는 작업복을 입고 안전모를 눌러쓰고 있어 누구인지 알아보기가 불가능했다. 다만 휴대전화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문서를 잡고 있던 범인의 왼손이 몇 번 선명히 드러났는데 이상하게도 범인은 장갑을 끼고 있지 않았다.

 

“그래, 장갑을 안 꼈으니 곳곳에 범인의 지문이 남아있을 거야.”

 

최고의 지문채취 전문가들이 동원되어 지문채취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범인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

 

“CCTV를 보면 범인이 왼손과 오른손, 맨손으로 여러 곳을 만졌는데 왜 지문이 없는 거지? 혹 범인의 손에 지문이 없는 건가? 일을 많이 해 닳아 없어졌거나 화학약품으로 일부러 지웠거나…….”

 

은요일 요원이 작업 인부들, 그리고 심지어 경비원들까지 누구하나 빼놓지 않고 불러서 손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누구도 지문이 없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정상적인 지문을 가지고 있었다.

은요일 요원은 뭔가 놓친 것이 없나 싶어 다시 녹화된 CCTV 영상을 살폈다.

 

“틀림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투명한 비닐장갑이나 살색 장갑을 낀 것도 아니고, 범인은 분명 맨손인데…….”

 

수사관들이 공사장 인부들의 휴대전화를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누구의 휴대전화에서도 문서를 찍은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범인은 손톱보다도 작은 메모리카드를 숨겨가지고 와서 휴대전화에 꽂아 기밀문서들의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빼내 어딘가에 숨기거나 누군가에게 전달했고, 자신의 휴대전화에는 원래 꽂혀있었던 메모리카드를 꽂아놓은 것 같았다.

 

공사 중인 각 사무실에는 경비원이 한 명씩 배치되어 작업자들을 관리했는데 사건이 일어나던 무렵 1시간 전후로 공사 중인 각각의 사무실에서 인부 한 명씩이 화장실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들은 대변을 본다며 모두 꽤 오래 화장실에 머무르다 돌아왔다. 사건이 일어나던 시각 자리를 비웠던 사람들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들이었다. 범인은 이들 중에 있었다.

은요일 요원은 각 용의자들이 어디에서 일하는 사람들인지 알아보았다.

 

첫 번째 용의자 김성종은 첫 번째 사무실의 바닥을 뜯어내고 보일러 파이프를 묻은 뒤 다시 시멘트로 덮는 작업을 하는 보일러공이자 미장공이었다.

 

두 번째 용의자 이상우는 두 번째 사무실 벽에 벽지를 바르거나 벽지를 바를 수 없는 곳에는 페인트칠을 하는 도배공이자 페인트공이었다.

 

세 번째 용의자 이수광은 세 번째 사무실 천장의 석면 재질 텍스를 뜯어내고 유해하지 않은 재질로 재시공을 하는 인테리어 업자였다.

 

네 번째 용의자 강형원은 네 번째 사무실에서 뜯어낸 천장 속에 있는 환기구를 새로 설치하는 공사를 하는 시설설치업자였다.


“도대체 누가 범인이지? 네 사람 모두 열 손가락에 정상적인 지문이 있는데……. 그리고 각  작업장에는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범인이 작업과 관련 없는 수상한 행동을 했다면 바로 체크가 되었을 텐데 그런 것도 없고……. 범인은 어떤 방법으로 장갑을 끼지 않고도 지문을 남기지 않은 것일까?”


각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살펴보고 또 한참 생각을 하던 은요일 요원은 갑자기 손뼉을 쳤다.


“그래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



문제: 범인은 누구고 어떤 방법으로 지문을 남기지 않은 것일까?



정답 및 해설

http://www.nis.go.kr/community/quiz.do?method=view&content_number=201132&lcnt=257&page=1&cmid=11423